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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가이드

② 금리란 무엇인가요?

by 김개르군 2022. 5. 13.

 

3. 시장금리 추이를 보면 대출과 예금 금리가 나온다

 

여기서 먼저 '시장'이란 개념에 대해서 알 필요가 있습니다. '시장'이란 개념은 경제학에서 수요와 공급의 관계가 나타나는 사회 구조체입니다. 포괄적이고 상징적인 단어입니다.

 

아주 쉽게 말씀드린다면 정부가 아닌 시장의 가격에 따라 생산과 분배가 결정되는 가상의 공간 혹은 우리가 사는 거의 모든 세계를 뜻합니다.

 

이런 '시장'에서 정부와 상관없이 결정되는 금리가 시장금리라고 볼 수 있습니다. 반대 개념이 정책금리가 되겠습니다. 앞서 설명한 기준금리가 바로 이 정책금리의 한 종류가 되는 것이지요.

 

시장금리의 수는 너무나 많습니다. 대중적으로 많이 쓰이는 시장금리가 있는가 하면 특정 집단 내에서만 통용되는 시장금리도 있습니다. 여기서는 대표적인 시장금리 몇 가지를 말씀드려보겠습니다.

 

 
 
 

콜금리
▸ 콜금리는 은행들끼리 급전을 주고받을 때 쓰이는 시장금리를 뜻합니다. 일상생활을 영위하는 우리 입장에서는 낯선 금리이지만, 정말 중요한 금리 중 하나입니다. 이 금리가 우리의 금융생활과 직결되기 때문입니다. 콜금리가 올라가면 대출 금리와 예금 금리도 따라서 올라가고 콜금리가 떨어지면 같이 떨어집니다.

 

다만 하루 단위, 길어봐야 7일 정도 아주 짧은 단위로 빌리기 때문에 금리는 매우 낮습니다. 사실상의 신용 대출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이때는 은행들이 갖고 있는 채권을 ‘명목 상의 담보’로 잡고 돈을 빌리고 빌려주곤 합니다.

 

CD금리
▸ CD금리는 흔히 ‘양도성예금증서(certificate of deposit)’라고도 합니다. 은행이 장기적으로 자금을 융통할 때 쓰는데, 대부분은 3달 이내입니다. 은행이 돈을 마련하기 위해 이 증서를 발행해서 시장에 내놓곤 합니다.

 

이 CD금리도 중요합니다. 대출상품의 금리를 정할 때 기준이 되곤 합니다. CD금리가 싸지면 그만큼 은행이 돈을 들여오는 비용(이자)이 낮아져 대출 금리가 싸집니다. 그런데 2010년대 초반 이 CD금리를 은행과 증권사들이 담합해 결정하면서 시장 내 신뢰성은 많이 떨어진 상태입니다. 대신 코픽스 금리가 쓰입니다.

 

코픽스
▸ 신뢰성을 잃은 CD금리의 대안으로 나온 금리 지표입니다. 주택담보대출 등의 금리를 결정하기 위한 기본 금리입니다. 8개 은행들이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면서 쓰는 비용 등을 합산해서 정합니다. 매월 15일에 발표를 하곤 합니다.

 

CP금리
∙ 일반 투자자들이 증권사 같은 곳에서 접할 수 있는 금리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기업어음에 대한 금리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기업이 급하게 돈을 빌릴 때 쓰는 증서를 어음이라고 할 수 있는데 여기에 붙습니다. 주로 1년 이내 단기로 결정됩니다. 채권보다 발행하기 쉽다는 장점이 있지만, 남발되기도 쉽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회사채 금리 ▸ CP보다는 좀 격식을 갖추고 신뢰성을 높인 증서인 채권을 기업이 발행한 것입니다. 회사채 금리는 발행 기업의 신용도에 따라 달라지게 됩니다. 신용도가 낮은 기업의 회사채는 금리가 비교적 높지만, 부도 위험을 감수해야합니다.

 

회사채 금리는 기업 경기와도 관련 있습니다. 시장 금리 중에서도 회사채 금리가 급격히 올라간다면 기업들의 자금 도입 비용이 커진다는 얘기가 됩니다. 달리 말하면 기업들에 돈을 빌려주려는 사람들이 적어진다는 게 되고, 그만큼 경기에 대한 우려가 크다는 의미입니다.

 

 

국고채 금리
▸ 정부가 발행하는 채권에 대한 금리입니다. 지방정부가 발행하면 지방채가 됩니다. 각 나라의 국채 금리는 그 나라의 신용도를 평가하는 바로미터가 됩니다. 금리가 쌀수록 그 나라의 재정이 탄탄하다 혹은 망할 위험이 없다고 해석되기 때문입니다. 대체로 선진국일수록 낮습니다.

 

세계 최대 경제대국 미국 정부의 국고채 금리는 세계 경기를 보는 바로미터가 되기도 합니다. 미국이 세계경제에 끼치는 영향이 매우 크기 때문인데요, 미국 국고채 금리가 널뛰듯 뛴다면 그만큼 경기 변동성이 커진다는 뜻입니다.

 

4. 고정금리, 변동금리

 
 

고정금리는 말 그대로 금리가 시간이 지나도 변함없이 고정돼 있다는 뜻입니다. 변동금리는 시간이 지나면서 변하는 금리입니다. 고정금리는 시장금리가 어떻게 변하든 상관없지만, 변동금리는 시장금리의 변화에 따라 큰 영향을 받습니다.

 

1년 만기 예금 금리 같은 경우에는 시장금리가 어떻게 변하든 정해진 이율에 따라 이자를 최종 만기 때 지급합니다. 연초에 100만 원을 0.8% 이자를 받기로 하고 예금을 넣었다면 그 다음 해에 8000원의 이자(세금 포함)를 받게 되는 것입니다.

 

변동금리는 은행에서 대출을 받을 때 볼 수 있습니다. 시장금리에 근거해서 대출 금리가 결정됩니다. 만약에 시장금리가 올라간다면 그에 따라 내 대출금리도 올라가는 것이지요.

 

물론 은행 대출도 고정금리가 가능합니다. 다만 이때는 변동금리로 대출을 받을 때보다 높은 수준의 이자를 부담해야 합니다. 시장금리 변동에 따른 손해 위험률(리스크)이 추가됐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이런 고정금리 대출도 5년마다 조정을 거칩니다. 겉으론 고정금리지만 실상은 고정금리와 변동금리 성격이 합쳐진 하이브리드 금리인 셈입니다. 그때그때 시장금리 상황에 따라 대출자도 은행도 필요해서입니다.

 

예를 들어볼까요, 2010년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4%대였고 2015년에는 3%대로 떨어집니다. 지금은 2%대로 떨어져 있습니다. 대출자 입장에서도 대출금리 조정은 필요합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주택담보대출은 변동금리로 받고, 그 금리는 8개 은행들의 자금조달금리지수인 코픽스를 기반으로 합니다.

 

진정한 고정금리, 특히 장기고정금리는 어디서 볼 수 있을까요? 바로 채권 시장에서 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A라는 기업이 신용평가를 거친 후 ‘앞으로 10년간 매년 3%의 이자를 지급하는 100억 원짜리 회사채’ 발행을 결정했다고 봅시다. 이 회사는 100억 원의 돈을 10년간 안정적으로 쓰는 대신에 매해 3억 원의 이자를 10년간, 회사채를 산 사람들한테 지급합니다.

 

시장금리 변동에 따른 리스크는 오롯이 투자자가 지게 됩니다. 금리 변동에 따른 손해 혹은 이득은 투자자 책임이 되는 셈입니다. 부도만 나지 않으면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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